나의 이야기

어떤 일

제주물빛 2023. 12. 21. 06:00

 

 

저녁에 도착한 김포공항은

어둠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택시를 타려고 서울행 택시가 있는 곳으로

가다 보니 모범택시들이 줄지어 있었다

이곳은 아니구나 싶어서

횡단보도 건너편으로 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모범택시들은 다 나가고 그 사이 들어온

일반 택시들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가는 것이 아닌가.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서 순서대로 세 번째 세워져 있는

택시를 타고 행선지를 말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기사분이 말씀하신다.

왜 왔다 갔다 했냐며

나하고는 인연이 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인연이 되었다고

 

이게 무슨 말?

기사님 말씀이

한 시간이나 이곳에서 손님을 기다렸는데

겨우 탄 손님이 공항 근처에 가는 손님이라고.

화가 무척 많이 나신 듯

행선지를 말해도 자기는 잘 모른다고

 

이런, 요즘 네비가 있는데 기사님이라고 해서

서울을 다 알까.

 

딸아이 집근처에 차를 세우고

요금을 지불한 뒤

수고했다고 말했는데도

무표정으로 차는 떠났다.

 

오래 기다린 기사님도 이해는 되지만

내가 무얼 잘못했을까.

 

 

- 김포공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