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
“달達‘이라 한 것은 상하사방을 통달하는 것을 이른다.
대개 사람이 비록 두 눈이 있지만 도리어 제 몸을 볼 수가 없다.
거울을 가져다가 비추어보지만 그 또한 일면에 그칠 뿐이다.
제 몸도 그러한데 몸 이외의 것은 말할 것이 있겠는가 ?
이 때문에 앞은 밝지만 뒤는 어두운 법이요, 그 가까운 것은 찾으면서도
그 먼 것은 버려두는 법이다.
부지런히 한 세상 술에 취한 듯이 비몽사몽 간에 살다가면서도
이를 깨닫지 못하니 참으로 슬프다.
내가 예전에 임금의 부름을 받아 대궐로 갈 때 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역마를 급히 몰아 달려갔다.
어떤 객점에서 한 아낙네가 앞에 아이를 앉히고 머릿니를 잡고 있는
풍경을 보았다.
아이는 그 어미가 머리를 긁어주는 것을 좋아하고 어미는 이 잡는 것을
기쁘게 여겨 둘이 서로 즐거워하는데, 거짓 없는 참다운 정이 가득했다.
처마에 낙숫물 뿌옇게 떨어지는 그 너머로 말을 타고 지나가면서
아주 잠깐 그 광경을 보고서 나도 모르게 망연자실하였다.
마침내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 중에 무엇이 이것과 바꿀 수 있겠는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 남들의 편안함은 보면서도 자기의 고생스러움은 보지 못하고,
남들이 즐거움은 알지만 자기의 근심스러움은 알지 못하니,
이는 바로 달관을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 글로서 세상을 호령하다 중 유언호의 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