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니?
- 홍영철 -
가슴속을 누가 쓸쓸하게 걸어가고 있다.
창문 밖 거리엔 산성의 비가 내리고
비에 젖은 바람이 어디론가 불어가고 있다.
형광등 불빛은 하얗게
하얗게 너무 창백하게 저 혼자 빛나고
오늘도 우리는 오늘만큼 낡아버렸구나.
가슴속을 누가 자꾸 걸어가고 있다.
보이지 않을 듯 보이지 않을 듯 보이며 소리없이.
가슴속 벌판을 또는
멀리 뻗은 길을
쓸쓸하게
하염없이
걸어가는
너 누구니?
너 누구니?
누구니, 너?
우리 뭐니?
뭐니, 우리?
도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