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설록의 녹차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마종기
젊고 싱싱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딱딱하게 언 것은 부드럽게 녹여
나이에 알맞게 부풀려 먹는다.
고체가 액체가 되어 몸에 스민다.
달고 맛있는 것은 이를 시리게 한다.
예쁘게 애교를 풍기는 아이스크림.
천천히 두 손으로 어루만져주면
모양 좋은 형용사가 얼굴을 얼게 한다.
시원한 단어 위에 색을 뿌려놓는다.
네가 남겨놓은 생애가 여기서 꽃핀다.
보이지 않는다고 못 만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맛으로 만나서 입술로 껴안는다.
아담한 몸이 되어 뒤돌아보는 소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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