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가 입었던 황실 복식 첫 공개
唐衣 . 치마. 용품 등 50여점고종 황제의 막내딸 덕혜옹주德惠翁主·1912~1989)의
황실 복식이 사진으로 처음 공개됐다.
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덕혜옹주의 옷과
생활용품 50여점을 비롯한 한국 복식 200여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를 발간 했다.
보고서는 덕혜옹주가 돌 때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당의를 비롯해 대란치마, 스란치마, 단속곳,
너른바지와 두루주머니 등 복식 사진과 해설을 자세히 실었다.
또 주칠(朱漆)화장경대, 조선왕실의 상징인 오얏꽃 문장이 새겨진 은수저와 금박 수저집 등
황실에서 쓴 물품 사진도 소개했다. 방한모의 일종인 남바위, 한복에 맞춰 신던 여성용 하이힐 등을
통해 서양문물의 전래에 따라 전통복식이 변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 덕혜옹주가 입었던 당의(왼쪽)와 한복 아래 신던 하이힐 /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덕혜옹주의 유픔이 이 박물관에 소장된 것은 남편 소 다케유키(宗武志) 백작이 옹주와 이혼한 뒤 조선 황실에서
보냈던 혼례품을 비롯해 옹주와 딸 정혜의 한복과 생활용품을 돌려 보냈고, 이를 오빠인 영친왕 부부가 문화학원에
기증했기 때문이다. 박대남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덕혜옹주의 유픔들은 영친왕과 영친왕비의 복식들과
필적할 만하며 대한제국기 황실의 복식문화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1912년 고종과 궁녀 양귀인 사이에서 태어난 덕혜옹주는 12살 때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19살 때 일본 대마도
도주(島主)의 후예인 백작 다케유키와 정략결혼했다.
1945년 일본 패전 이후 생활고와 정신분열증, 외동딸 정혜의 실종을 겪으며 곤궁한 생활을 했다.
1962년 한국에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 안식처를 마련했지만 실어증과 지병으로 고생하다가 1989년 세상을 떠났다.
조선일보 (2010. 8. 11일자) 허윤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