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음식 │ 이창현(제주해비치호텔) 셰프
“신선하고 맛있는 식재료, 세계화의 기본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한식 세계화는 … 한식의 세계화는 식재료의 세계화가 기본이 돼야 한다.
일본은 스시, 프랑스는 푸아그라라는 대표 상품이 있다. 거기에 조금씩 살이 붙으면서 그 나라의 요리 문화는
세계인에게 깊숙한 인상을 남긴다. 신선하고 맛있는 식재료를 넘어서는 요리란 나오기 힘들다.
식재료 중에서도 보편적인 맛을 담은 것과 그 조리 방법을 고민하는 게 셰프의 몫일 것이다.
식재료와 함께, 한식의 핵심을 이루는 양념의 강하고 자극적인 맛이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균형을 찾는다면
외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성게 소스 샐러드, 젤리 옥돔 물회 … 제주 느낌을 담았다
얼마 전 행사차 호텔을 방문한 외국인을 위한 제주 요리를 구상했다.
누가 봐도 “아! 이것이 바로 제주다”라고 생각하는 요리를 고민했다.
남국의 바다가 있고 한라산을 중심으로 너른 평지가 펼쳐진 제주. 산과 들 그리고 바다를 한입에 먹을 수 있는 요리가 필요했다.
고민 끝에 정통식으로 가자고 결론 내렸다. 제주다운 것이 세계에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제주에서는 가장 귀한 손님에게 성게를 넣은 미역국을 대접하는 풍습이 있다. 이를 약간 바꿔 내놓았다.
갓 지은 돌솥밥에 성게를 얹은 뒤 참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리고 뜸을 들이는 ‘성게돌솥밥’을 내놓았다.
바다 느낌이 나는 깔끔한 맛에 외국인들도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이후 한식당에서 판매하는데 인기가 높다.
성게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흰 접시)와 옥돔 물회(작은 유리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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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뉴는 성게소스 샐러드와 물회다. 제주를 대표하는 여름 식자재인 성게와 제주 전통의 양념 맛이 뛰어난 물회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현지에서 나는 싱싱한 맛을 살리는 게 포인트다. 싱싱하면서도 비리지 않고, 토속적이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메뉴를 골랐다.
8월의 성게는 보양식이나 다름 없다. 이를 소스로 쓰고 가파도 톳, 우도 돌문어와 보말(소라의 한 종류)로 샐러드를 냈다.
제주의 산과 들에서 나는 오미자·망고·청양고추를 젤리 형태로 함께 내 한식 특유의 새콤달콤함과 약간의 매콤함도 가미했다.
샐러드에는 크레송(물냉이) 위에 달걀거품을 내 백록담에 내린 눈을 느끼게 했다.
물회는 맛은 살리되 국물을 떠먹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을 고려해 젤리 형식으로 표현했다.
싱싱한 성게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옥돔 물회
재료 성게 100g, 돌문어·보말·한치 100g, 소채·가파도 톳·오미자·망고·청양고추 적당량,
레몬·식초·크레송 약간, 옥돔 100g, 된장, 각종 채소
1 성게알은 믹서에 간 뒤 성게즙·젤라틴과 섞어 약한 불에 서서히 끓이고, 냉장고에 굳혀 젤리 소스를 만든다.
2 오미자·망고·청양고추는 각각 즙을 짜내고 곱게 거른 뒤 젤리로 만든다 .
3 돌문어·한치·보말은 레몬·식초를 약간 탄 물에 데쳐 놓는다.
4 성게 젤리소스를 접시에 얹고 돌문어·한치·보말을 올린 뒤 달걀 흰자 거품과 크레송으로 장식한다.
5 옥돔은 잘게 썰고 레몬·식초에 초절임한다.
6 된장·채소를 곱게 갈아 젤리로 만들고 옥돔을 얹어 푸딩처럼 떠먹을 수 있게 내놓는다
- 중앙일보(2010. 8.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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