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등학교 동창 이야기랍니다...
동창이라고는 하지만 , 학교 다닐때 같은 반을 한적도 얘기를 해본적도 없는 그녀입니다..
그녀가 몇년전, 제가 살고 있는곳에 이사를 왔죠..
이사를오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 생각했는데,,저보고 동창이라고 하더군요..
그녀는 봄이면,,고사리를 꺾어서 마당에 말리기도 하고,, 무엇인가 심기도 잘하고,
냉이도 캐다 저에게도 먹으라고 주기도 하고,, 여름이면, 갈천을 물들이기도 하고,
어떤때는 어디서 캤는지 양하를 해다가 수돗가에서 씻는 모습도 볼 수 있기도 하죠..
그녀는 항상 작업복과 햇빛가리게를 쓰고,, 아파트 화단에 풀 같은 것을 심습니다..
사람들은 무슨 풀을 갖다 심느냐고,,그런 그녀를 못마땅하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녀가 무얼 심는지 몰랐었죠..
아~ 그냥,, 무얼하나보다,, 정도.....
그런데..어느날부터,,화단에는 꽃들이 피기 시작했죠..
근데 그모습은 정리되지 않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그런 꽃들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름을 다니면서,, 보았던 야생화들이 화단 여기저기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난, 일요일 오름을 갔다오는데,,그녀가 화단에서 호미로 풀을 뽑고 있더군요..
뭘하냐고 물었더니,, 너무 자란 꽃들을 정리한다고 한답니다..
제가,, 이제 보니,,여기에 야생화가 있구나 ,, 했더니
나무밑,, 그늘진 곳으로 와보라고 하더군요.
그곳에는 정말,, 야생화들이 종류도 다양하게 자라고 있었답니다..
그리고 꽃들도 피어가기 시작했구요..
그동안 야생화를 캐다가 화단에 심었는데,, 이제 몇년이 지나니 그 꽃들이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것이였답니다..
그리곤,, 꽃 이름을 줄줄줄,,말해줍니다..
야생화책까지 샀다고 하더군요..
그런 그녀의 표정은 정말 밝았답니다..
그전에는 야생화인줄 몰랐는데,, 산에 다녀보니까 알겠다고 했더니..
아는 만큼 보이는 거랍니다...
갑자기,,그녀가 대단하게 보입니다..
작업복만 입고 다니는 그녀,,
알고보니,,그녀는 야생화 전문가였네요..
사람,,겉모습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 새삼,,느낌니다..
자란..
하늘매발톱
새우란초..
서양매발톱
진황정..
금새우란 ..
홀아비꽃대
솜방망이..
백작약..
오늘 그녀가 가꾼,, 야생화 몇개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야생화를 보니,,야생화를 닮은 그녀가 떠오릅니다..
앞으로 ,, 계절에 맞춰 어떤 야생화가 피어날까요.. 기대가 되는군요..
다음에 그녀와 마주치면,, 덕분에 매일 야생화보면서 행복하다고 말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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