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곡(小曲)
-박남수(1918~1994) -
구름 흘러가면
뒤에 남는 것이 없어 좋다.
짓고 허물고, 결국은
푸른 하늘뿐이어서 좋다.
한 행의 시구
읽고 나면 부담이 없어서 좋다.
쓰고 지우고, 결국은
흰 여백뿐이어서 좋다.
평범한 사람
남기는 유산이 없어서 좋다.
벌고 쓰고, 결국은
돌아가 흙뿐이어서 좋다.
뒤에 남는 것이 없어 좋다.
짓고 허물고, 결국은
푸른 하늘뿐이어서 좋다.
한 행의 시구
읽고 나면 부담이 없어서 좋다.
쓰고 지우고, 결국은
흰 여백뿐이어서 좋다.
평범한 사람
남기는 유산이 없어서 좋다.
벌고 쓰고, 결국은
돌아가 흙뿐이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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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욕심없는 마음을 갖는 것,
내게 가능하기나 할까.
- 지난 겨울 한림읍 금릉해수욕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