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이야기

대작

by 제주물빛 2023. 11. 21.

 

 

대작

 

- 이성선 -

 

술잔 마주 놓고 서로 건네며

산과 취하여 앉았다가

저물어 그를 껴안고 울다가

 

품속에서 한 송이 꽃을 꺼내 들고

바라보고 웃느니 바라보고 웃느니.

 

 

................................................................................

 

 

캔 막걸리 하나 놓고

나 한잔 들꽃 한잔

아무도 없는 저 오름에서

그렇게 보낸 시간이 있었다.

 

지나고 보니

 참으로 소중하고

나를 성숙케한 시간들이었다.

 

자연이 사람을 품어주는 것

참으로 아늑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 서귀포시 안덕면 원물오름에서 -

 

 

 

'시가 있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  (29) 2023.12.09
세월의 학교에서  (34) 2023.12.01
가을은 저쪽에  (29) 2023.11.14
가을  (31) 2023.11.05
서귀포 사람들의 말대로  (36)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