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 이 재 무 -
이파리 무성할 때는
서로가 잘 뵈지 않더니
하늘조차 스스로 가려
발밑 어둡더니
서리 내려 잎 지고
바람 매 맞으며
숭숭 구멍 뚫린 한 세월
줄기와 가지로만 견뎌보자니
보이는구나, 저만큼 멀어진 친구
이만큼 가까워진 이웃
외로워서 더욱 단단한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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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가지로 서 있는 겨울나무가
안쓰러워
자꾸만 자꾸만
물 위로 파문을 그려본다.
- 서귀포시 중문동 색달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