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사랑
- 고 정 희 -
그 한 번이 따뜻한 감촉
단 한 번이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 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 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 번이 이윽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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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몇 날 며칠
지치지도 않고 내려서
한라산을 다 덮고
너른 목장까지 희게 만들었습니다.
저 속에서도
꽃 피던 날들이 있고
훈풍이 불던 날도 있었겠지요.
날씨가 추운 날에는
마음이라도 따뜻해지면
좋겠습니다.
- 제주의 제1산록도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