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에 쓴 시
정 호 승
내 천 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다가
내 천 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 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 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