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북부 도시 에든버러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지.
그 도시 한 공원에다 사람들은 열두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수종이 무엇이었는다는 기억은나지 않는다.
공원에다 심었다니까 그늘이 좋은 느릅나무가 아니었을까 싶다.
느릅나무라고 하자.
시민들은 느릅나무 열두 그루에 이름을 붙여주었다.
무슨 이름을 붙여주었는가 하면
그리스도의 열두 제자 이름을 붙여주었다.
베드로 나무, 요한 나무, 마태오 나무, 마르코 나무, 루가 나무........
이렇게 붙였으니 유다 나무 또한 없었을 리 없다.
나무는 차별 대우를 받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났다.
마침내 열두 그루의 나무들이 그늘을 지어낼 수 있을만큼 자라났다.
그냥 그늘이 아니라, 돗자리 두어 장 넓이의 그늘을 지어낼 수 있을 만큼 자라났다.
사람들은 열두 그루 느릅나무 그늘을 즐겨 찾았다.
하늘이 열두 그루 나무 중 어느 나무에게는 빛을 더 많이 준다거나 비를 더 많이 내려 준다는 식으로
차별 대우를 했을 턱이 없으니, 나무의 크기는 서로 비슷비슷 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하늘이 아니어서 한 그루 한 그루의 나무를 차별 대우했다.
그중에서 가장 홀대를 받은 나무는 '유다'라는 이름이 붙은 나무였다.
사람들은 정 쉴 곳이 없으면 더러 찾기는 했지만 유다 나무의 그늘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이들 중에는 유다 나무를 걷어차면서 욕지거리를 해대는 아이들도 있었다.
믿음이 깊은 사람일수록 차별을 더했다.
물리적으로 유다 나무를 핍박한 사람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그 물리적인 핍박이 유다 나무에게 치명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유다 나무는 몇 해를 버티지 못하고 말라 죽었다.
이런데도 나무에 영혼이 없다고 할 것인가 ?
- 이 윤기가 건너는 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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