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 날 ,,, 새별오름 앞에서 ... )
풀
- 김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기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바람부는 날,,
바람에 흔들리는 풀 잎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어제,, 사무실 중청밖에 있는 파란 풀 밭에
바람이 불더군요..
유리창 너머로 가만히 보니,,
바람은 가느다란 풀 잎을 일으켜 세우면서,,
흔적을 남기곤 날아가버리네요..
바람이 풀 잎을 스치니,,
잠시 풀 잎은 머리를 세우곤,,
다시 제자리에 앉습니다..
그런 풀 잎이 하나,,둘,, 열,,
다 같이 일어났다가,,
다 같이 스러집니다..
푸른 풀 잎과,,
반짝이는 햇살,,
그 위를 지나가는 바람..
아,, 참 좋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싱그러운 느낌과 함께,,
살아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