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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by 제주물빛 2012. 7. 7.

 

 

 

 

( 비오는 날 ,,, 새별오름 앞에서 ... )

 

 

 


- 김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기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바람부는 날,,

바람에 흔들리는 풀 잎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어제,, 사무실 중청밖에 있는 파란 풀 밭에

바람이 불더군요..

유리창 너머로 가만히 보니,,

바람은 가느다란 풀 잎을 일으켜 세우면서,,

흔적을 남기곤 날아가버리네요..

바람이 풀 잎을 스치니,,

잠시  풀 잎은 머리를 세우곤,,

다시 제자리에 앉습니다..

그런 풀 잎이 하나,,둘,, 열,,

다 같이 일어났다가,,

다 같이 스러집니다..

푸른 풀 잎과,,

반짝이는 햇살,,

그 위를 지나가는 바람..

 

아,, 참 좋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싱그러운 느낌과 함께,,

살아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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