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
오승철
솥뚜껑 손잡이 같네 오름 위에 돋은 무덤
노루귀 너도바람꽃 얼음새꽃 까치무릇
솥뚜껑 여닫는 사이 쇳물 끓는 봄이 오네
그런 봄 그런 오후 바람 안 나면 사람이랴
장다리꽃 담 넘어 수작하는 어느 올레
지나다 바람결에도 슬쩍 한 번 묻는 말 "셔?"
그러네 제주에선 소리보다 바람이 빨라
"안에 계셔?" 그 말조차 다 흘리고 지워져
마지막 겨우 당도한 고백 같은 그 말 "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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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마을인 위미리 출신 오승철 시인의 시랍니다..
얼마전,, 중앙일보에서,, 시조대상을 받았더군요..
"셔 " 라는 말
"있느냐"를 줄인 제주도 사투리죠..
비슷한 말로 "이서" "계시멘" "이시냐" 등이 있는데..
그냥 ,,밋밋하게 읽는게 아니고 ,, 억양과 엑센트가 아주 중요하답니다..
끝말을 올리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고,, 그 엑센트에 따라서도 내용이 다르죠..
그래서 ,, 사람들은 제주말(語)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또,, 그게 ,, 제주말(語)의 매력이기도 하지요..
제가.. 이제는 우리 이웃님들에게,, 제주도 사투리도 가끔 배워드려야 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