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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성산포 ,,,

by 제주물빛 2015. 12. 3.

 

 

 

 

 

성산포

 

고 영 -

 

물동이 지고 

돌담길 돌아가는 아낙의 뒤를 

물방울이 따라붙는다 

반바지 말아 올린 순백(純白)의 허벅지에 

유채꽃잎이 묻어 있다 

아즈방, 허벅지에 꽃 피었소! 

눈 흘기는 

아즈방 두 볼에 

배시시 

부끄러운 꽃물이 

든다

 

 

장밋빛 뺨과 입술은 시간의 칼날 아래 있지만 시간의 노리개가 아니다.”(셰익스피어)

육체는 시간 앞에 결국 쓰러지지만, 시간의 묘비가 되기 전까지는 삶의 연료(동력)이다.

그래서 물동이, 허벅지, 유채꽃잎이 범벅이 된 아즈방”(아주머니)의 모습은 그 자체 생명의 경이로운 분출이다.

 게다가 푸른 성산포라니.

 허벅지에 핀 꽃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에 대해 눈 흘기는시선 사이에 세계의 모든 사랑이 존재한다.

 그 사랑은 때로 상처를 부르고 때로 희열을 부른다.

그러나 두 시선이 마주치는 최초의 순간만은 모든 혐의에서 자유롭다.

오직 사랑만 존재하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민석 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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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방" 은 "아저씨"이고,,,

"아주머니"는 "아즈망"인데,,, 

고 영 시인이나,,,

오민석 교수님이나,,,,

그 뜻을 정말 몰라서 저렇게 표현을 했을까 ,,,

아니면 알면서 저렇게 표현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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