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포
고 영 -
물동이 지고
돌담길 돌아가는 아낙의 뒤를
물방울이 따라붙는다
반바지 말아 올린 순백(純白)의 허벅지에
유채꽃잎이 묻어 있다
―아즈방, 허벅지에 꽃 피었소!
눈 흘기는
아즈방 두 볼에
배시시
부끄러운 꽃물이
든다
“장밋빛 뺨과 입술은 시간의 칼날 아래 있지만 시간의 노리개가 아니다.”(셰익스피어)
육체는 시간 앞에 결국 쓰러지지만, 시간의 묘비가 되기 전까지는 삶의 연료(동력)이다.
그래서 물동이, 허벅지, 유채꽃잎이 범벅이 된 “아즈방”(아주머니)의 모습은 그 자체 생명의 경이로운 분출이다.
게다가 푸른 “성산포”라니.
허벅지에 핀 꽃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것에 대해 “눈 흘기는” 시선 사이에 세계의 모든 사랑이 존재한다.
그 사랑은 때로 상처를 부르고 때로 희열을 부른다.
그러나 두 시선이 마주치는 최초의 순간만은 모든 혐의에서 자유롭다.
오직 사랑만 존재하는 유일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오민석 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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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방" 은 "아저씨"이고,,,
"아주머니"는 "아즈망"인데,,,
고 영 시인이나,,,
오민석 교수님이나,,,,
그 뜻을 정말 몰라서 저렇게 표현을 했을까 ,,,
아니면 알면서 저렇게 표현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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