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과 문
천양희
이 세상에 옛 벽은 없지요
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되는
오늘이 있을 뿐이지요
새로울 것도 없는 이 사실이
사실은 문제지요
닫아걸고 살기는 열어놓고 살기보다
한결 더 강력한 벽이기 때문이지요
벽만이 벽이 아니라
때론 결벽도 벽이 되고
절벽 또한 벽이지요
절망이 철벽 같을 때
새벽조차 새 벽이 될 때도 없지 않지요
세상에 벽이 많다고 다
낭비벽이 되는 건 아닐 테지요
벽에다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보다보면
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허공처럼 큰 문은 없을 듯하지요
이 세상 최고의 일은 벽에다 문을 내는 것*
자, 그럼 열쇠 들어갑니다
벽엔들 문을 못 열까
문엔들 벽이 없을까
* 인도의 선각자 비노바 바베의 말.
절망이 철벽인 사람한테는 새벽이 오는 것도 ‘새 벽’을 더하게 되는 일이라는 말
맞아 참말 벽 앞에 선 느낌입니다. 벽을 갖고 이렇게까지 말놀이가 일어납니다.
말놀이의 기교로 벽을 무시하고 벽을 뚫는 거겠지요.
그러나 벽이 문이 되기 위해서는 벽과 문 사이에 먼저 무슨 시든지 시인 것이 놓이지 않으면 안 돼요.
시인은 그걸 이렇게 놓았습니다.
‘벽에다 등을 대고 물끄러미 구름을 보다보면/벽처럼 든든한 빽도 없고’.
<이진명·시인>
-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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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리면 문이고 닫히면 벽이 된다는 말,,
닫아 걸고 사는 것이 열어 놓고 사는것 보다 더 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문과 벽은 현실에서의 그것은 아닐진데,
열려있는것 같은면서도 더 닫혀있는 사람,
또 스스로의 벽에 갖혀 나오려고 하질 않는 사람,
벽도 문이되고,,허공도 벽이되는것,,
벽에도 문이 있고,
문에도 벽이 있다는 작가의 말이 참 어렵지만,,
나 스스로 어떤 벽을 만들지는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시를 읽으면서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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