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7코스, 법환포구에서 바라본 서건도와 석양 )
그레고리안 성가2
저기 날아가는 나뭇잎에게 물어보아라.
공중에 서 있는 저 바람에게 물어보아라.
저녁의 해변가에는 한 사람도 없었다.
갈매기 몇 마리, 울다가 찾다가 어디 숨고
생각에 잠긴 구름이 살 색깔을 바꾸고
혼자 살던 바다가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해변에 가서 그레고리안 성가를 듣는다.
파이프 오르간의 젖은 고백이 귀를 채운다.
상처를 아물게 하는 차가운 아멘의 바다.
밀물결이 또 해안의 살결을 쓰다듬었다.
나도 잦은 파도가 되어 당신에게 다가갔다.
시간이 멈추고 석양이 푸근하게 가라앉았다.
입다문 해안이 잔잔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나도 떠도는 내 운명을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
이 시의 배경은 보시다시피 저녁의 조용한 바닷가입니다.
저녁으로 물들어가는 해변에는 정말 이상하게 아무도 없었습니다.
구름이 살 색깔을 바꾸고 바다가 천천히 얼굴을 붉힌 것은 정말이지 아무 소리도 없이 벌어졌습니다.
바다의 소금기가 잠시 쓰라렸고, 내 상처를 결국 아물게 했고 그다음에 내가 고개를 숙이고 다녀간 것뿐입니다.
나는 말했습니다. 상처가 다 나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는 당신과 함께 조용한 꿈을 함께 꾸고 싶습니다.
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오는 저녁이고, 밤이 곧 오니까요.
나는 바로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생각하지 않았고 마냥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날 저녁 그 넓고 한적한 해변에서 작은 움직임을 보인 것은 정말이지 나 혼자였습니다.
나는 당신께 다가갔습니다.
그러자 소름끼치게 아름다운 그레고리안 성가의 단선율이 온 해변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그냥 환각이었을까요 ? 정결한 밤이 물감 번지듯 주위를 적시기 시작했습니다.
- 마종기의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