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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아들의 한라산정복기 ,,,

by 제주물빛 2013. 1. 29.

 

 

 

 

( 지난 겨울 어느날 저녁무렵 어리목 코스를 내려오면서 ,,, )

 

 

토요일 저녁,,

아들녀석이 내일 한라산을 가는데,, 버스시간이 어떻게 되는냐고 묻더군요..

어느 코스로 가려고 하는지 물었더니,,, 어리목코스라네요.

어리목코스로 가려면 중문에가서 버스로 어리목엘 가는데 첫버스가 9시15분에 있고

돌아오는 버스도 3시 30분에 있어서 시간을 잘 맞추고 와야된다고 했더니,,

누군가와 문자메시를 하더니만,,그게 아니고 성판악으로 정상엘 갔다고 하네요..

 

내일 날씨도 안좋다고 일기예보에 나왔는데,

눈길에 그것도 처음가는 한라산 정상엘 갈 수 있겠냐고 했더니,,

자기도 이제 18살이 되었으니 친구들이랑 같이 다녀온다고 하네요..

목도리 , 장갑, 모자, 아이젠, 간식등등 이것 저것 준비물도 챙겨주니,

일요일 아침 첫차를 타고 성판악으로 출발을 했답니다..

 

지난 일요일은 하루종일 눈발이 날리고 ,, 멀리서 보아도 한라산이 캄캄,,

제주시에 결혼식장을 다녀오는데,, 평화로에는 눈보라가 날리고

산간지방엔 대설주의까지 내렸다고 합니다..

걱정스런 마음에 몇번 전화를 했지만,,전화기는 꺼져 있네요..

오후가 되서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제 거의 다 내려왔다구요..

마음이 놓이더군요..

 

집에 온 아들,,

산행기를 물었더니,,

친구 3명이랑 넷이서 산행에 나서서는 진달래밭까지는 쉬지 않고 갔답니다..

진달래밭에서 가지고간 라면도 먹고 몸도 녹이고 해서 갔는데,,

갈수록 바람도 심해지고 나중엔 이글루 비슷한 곳이 있어서 그곳에서 몸을 피하며

포기하고 내려가려고 했는데,, 바로 그곳이 정상이였다네요..

  사진 한장 찍을 생각도 안하고 바로 내려온 모양입니다..

아들말,, 어찌나 추운지 버프로 입을 가려도 눈썹이 다 얼어버리고 얼굴은 감각도 없고,

올라갈때는 그래도 나았는데,, 내려올때가 더 위험하다며,,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집에 가지고온 물병에 물이 꽁꽁 얼어 있는걸 보니 그 상황이 짐작이 갑니다..

 

날씨가 안좋은날,,

눈쌓인 한라산을 갔다왔으니,, 아들의 기억에 평생도록 남겠다 싶습니다.

다신 안간다는 아들이지만 한편으로 대견하고,, 한편으로 언제 이렇게 컸나 싶기도 하더군요..

언젠가 어른이 되어서 한라산을 오르면 젊은날,,

한라산 정복기를 이야기 할 날도 있을것입니다..

 

아들에게,,

대단하다며,, 네 일생동안 기억에 남을거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네요..

이렇게 아들은 또 성장해가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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