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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하는 이야기들

가을 산행의 불청객, 근골격계 손상

by 제주물빛 2010. 10. 12.

               내리막길에선 보폭 줄이고 스틱 짚어 충격 분산해야

 

              산은 자연이 보내준 명의(名醫)다. 심폐 기능과 척추·관절을 강건하게 단련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심신 수련장이기도 하다.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가을 산은 또 다른 정취가 있다. 하지만 산이 마냥 너그럽지만은 않다. 증가하는 산행 안전사고가 이를 보여준다.

              특히 산행 사고는 평소 운동 부족에 시달리는 장년층에게 집중된다. 소방방재청 자료(2006~2008년)에 따르면 전체 산악사고의 62%는

              40~50대가 차지하고 있다. 산행 시 가장 자주 발생하는 근골격계 손상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무릎 연골판 손상 47%로 가장 많아

 

 

       내리막길에서 손상될 수 있는 무릎·발목 손상을 줄이기 위해선 스틱을 쓰거나

                                                           무릎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  [중앙포토] 

 

 

                     산행 중 가장 부담이 큰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내려올 때가 더 문제다.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하중을 더 받기 때문.

                     걸을 때는 체중의 2배, 달릴 때는 3배, 하산 시엔 최대 4배의 몸무게가 무릎에 실린다.

                     힘찬병원에서 2007~2008년 등산 외상으로 내원한 환자 248명을 조사한 결과, 무릎 반월상 연골판 손상(47.2%)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론 전방십자인대 손상(6%), 장경인대염(5%) 등 무릎 관절 부위 부상이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이 밖에 발목인대 손상(17%), 발목 골절(13%), 기타 염좌 및 타박상(9%), 손목 골절(2.8%) 순이었다.

                     환자의 54% (135명)는 40~50대였다.

                     강서힘찬병원 김성민 원장은 “40~50대는 무릎 관절의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이므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을 보호하는 일종의 완충장치. 따라서 연골판이 손상되면 무릎 관절이 부딪혀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관절내시경으로 치료한다.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해 모니터로 관절 상태를 보며 찢어진 연골판을 다듬어 준다.

                     연골판이 50% 이상 광범위하게 손상됐을 때는 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한다. 자신의 연골과 생체학적으로 같은 연골판을

                     이식하므로 이물질에 대한 거부 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생착이 잘되는 장점이 있다.

                     회복이 빨라 이식 후 4주 정도면 보행이 가능하다. 시술 시간은 20~30분.

                     힘찬병원이 작년 한 해 77례의 반월상 이식술을 시행한 결과, 97%의 성공률을 보였다.


 

                      무리하게 등산하면 아킬레스건 다칠 수 있어

                     장경인대염은 베테랑 등산가도 유의해야 하는 질환. 장경인대란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타고 무릎으로 내려오는 긴 근육과

                     인대를 말한다. 엉덩이 관절과 무릎 관절을 지탱해 무릎이 바깥쪽으로 젖혀지는 것을 막아준다.

                     강서힘찬병원 박일석 과장은 “인대에 염증이 생기면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나타나면서 걷거나 뛸 때 무릎 부위가 뻐근해진다”며

                     “2~3일 찜질과 마사지·소염진통제·스트레칭으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아킬레스건염도 무리한 등산 뒤에 생기는 질환이다. 아킬레스건염 초기에는 해당 부위가 붓고, 열이 나며, 운동 전후 종아리 뒤쪽에

                     통증이 생긴다. 심하면 아킬레스건이 파열될 수도 있다. 파열될 때까지 증상이 없어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건염이 생기면 당분간 운동을 중지하고 냉찜질로 안정을 취한다. 하지만 계속 재발하면 아킬레스건 일부를 잘라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젖은 낙엽 디딜 땐 발목 염좌 주의를

 


                   흔히 ‘발목을 삐었다’로 표현되는 ‘발목 염좌’도 등산 시 자주 발생한다.

                   찜질을 하면서 쉬면 증상이 완화 되지만,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재발한다.

                   한번 삔 발목은 인대가 늘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자꾸 충돌을 일으킨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부목을 대거나

                   냉찜질 등으로 부기를 가라앉히고, 관절운동과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야 한다.

                   발뒤꿈치를 포함해 발바닥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발바닥 근육을 감싼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겼기 때문.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 요즘엔 체외충격파쇄석기로 3회 정도 시술한다.

                   강한 파장의 충격파를 보내 염증을 치료한다. 김성민 원장은 “무리한 산행은 건강을 주는 것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관절염 등 근골격계에 증상이 있다면 천천히 걷고, 보폭을 줄이며, 스틱을 사용해 관절이 받는 충격을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중앙일보  고종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