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어느 여름날 아침 어리목에서.. )
오규원 ( 1941~2007 )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이 시가 태어난 날은 2007년 1월 21일. 오늘은 이 시의 네 번째 생일날.
시인은 이 시를 쓴 열이틀 후 2월 2일 영면하였다.
이 시는 병원 침상에서 죽음을 대면하며 태어났다. 시인이 종이에 흘려 쓰다가
제자의 손바닥에 손가락글씨로 남긴 마지막 시.
제목은 없다. 아니 모른다. 문학지에 발표도 안 했다. 못 했다.
그래도 40여 년 시인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생을 굴린 시인의 마지막 시다.
당 66세. 좀 일찍 간 애석함 주위에 많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60 넘어 66까지 숫자 센 것이니, 인생 60 넘어까지 살았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성공한 일.
이런 식의 돼먹지 않은 계산법으로 ‘선생님, 성공하셨습니다’ 외친다.
시 생일날에 정말 돼먹지 않게 추모의 맘 따위나 전하겠다고.
<이진명·시인>
- 중앙일보 시가있는 아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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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병실에서 마지막으로 제자의 손바닥에 손가락글씨로 남긴 마지막 시..
시가 새롭게 태어난 날이면서,,, 시인이 마지막으로 쓴 시...
시에게도 생일을 달아준,, 후배 시인,,
아침 신문을 보면서,, 시가 제목이 없길래 , 인쇄가 잘못되어진건가 ??
생각하며,, 읽어보니,, 그런 사연이 있는 시였답니다....
시작과 끝은,,, 한 점으로 연결 된다는걸 , 새삼 느낍니다..
시의 마지막 귀절,,
나는 나무속에서 자본다..
우리는 결국,, 나무속에서 생을 마감하죠..
가슴이 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