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들의 이별
- 마 종 기 -
해안을 떠나는 바다는
이별이 아쉬워, 늦은 밤까지
소리 죽여 울고 또 울지만
몇 해쯤 후에 다 자라면
밀물이 되어 돌아오게 되는 것은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구나.
그래서 슬피 우는 바다여,
우리는 어차피 어디로 가는지
한순간의 방향도 모르고 산다.
내가 당신을 만나리라는
기대의 여정도, 단지
다짐하며 믿고 있을 뿐이다.
돌아오려고 해안을 긁어대다
피 흘리며 떠나는 바다여,
우리들의 행색이 다 그렇거니
기진한 바다의 젖은 눈이
지나간 날의 나신을 보고 있다.
허물어진 몸을 세우고
돌아올 바다 앞에 선다.
.................................................................................................................
바다가 아니고 바다들이란다.
그래서 바다는 매일 매일
다른 얼굴이였구나.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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