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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별밥

by 제주물빛 2021. 6. 9.

 

 

별밥

 

- 서 상 영 -

 

우물로 내려와서 목욕하던 별들은

엄마가 바가지로 물을 퍼서 물동이에

담을때, 달아나지도 않았다

그저 헤헤거렸다

엄마가 인 동이물에선 첨벙첨벙

별들이 물장구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살구나무쯤 와서는

슈슈우 -  슈슈 하늘로 다투어

날아갔다

그래서 엄마가 해놓은 아침밥엔 

늘 별은 없고

노란 별가루만 섞여 있었다

별가루가 너무 많아 오래 씹어야

삼킬 수 있는 날도 있었는데

그때 나는 아직 어리고 무식해서

그걸 옥수수밥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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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밥,

노란 별가루가 가득한 그 밥

지금은 별미로 먹겠지만

어려웠던 시절에는 쌀대신이였을

노란 별가루가 가득 들어간 밥.

 

어머니가 해주시는 것이라면

노란 별가루밥이든 옥수수밥이든

다 맛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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