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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우물

by 제주물빛 2021. 8. 21.

 

우물

 

- 박형권-

 

귀뚜라미는 나에게 가을밤을 읽어주는데

나는 귀뚜라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언제 한번 귀뚜라미를 초대하여

발 뻗고 눕게 하고

귀뚜라미를 찬미한 시인들의 시를 읽어주고 싶다

오늘 밤에는

귀뚜라미로 변신하여

가을이 얼마나 깊어졌는지

동네 우물에 두레박을 내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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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덥다 하다 보니

귀뚜라미가 살며시 다가와 울어준다.

이제 가을이 오고 있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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