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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그리운 굴뚝

by 제주물빛 2021. 11. 2.

 

 

그리운 굴뚝

 

- 고 두 현 -

 

마디 굵은

더벅손으로

토담집 서까래에

씨앗 한줌 매달아 놓고

늘상 너털웃음 좋았다.

 

남새밭 이랑 갈아

하필 감자만 심으려던

할배의 진내음이

구석 넝쿨호박처럼

정다웠다.

 

백능산 넘어 해가 지고

옛집 뒤안 환하게 밝히는 

군불, 그 시절 곰방대 같은

굴뚝 연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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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궁이에 밥을 짓지 않으니

굴뚝도 없어졌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텃밭을 보면

누가 이렇게 가꾸나 하고

궁금해진다.

 

 

 

-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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