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굴뚝
- 고 두 현 -
마디 굵은
더벅손으로
토담집 서까래에
씨앗 한줌 매달아 놓고
늘상 너털웃음 좋았다.
남새밭 이랑 갈아
하필 감자만 심으려던
할배의 진내음이
구석 넝쿨호박처럼
정다웠다.
백능산 넘어 해가 지고
옛집 뒤안 환하게 밝히는
군불, 그 시절 곰방대 같은
굴뚝 연기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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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아궁이에 밥을 짓지 않으니
굴뚝도 없어졌다.
마을을 돌아다니다
텃밭을 보면
누가 이렇게 가꾸나 하고
궁금해진다.
- 제주시 한림읍 옹포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