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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

엄마 걱정

by 제주물빛 2024. 10. 7.

 

 

 

엄마 걱정

 

- 기 형 도 -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 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

 

 

누구나 한번쯤은

아니 수 없이

엄마를 기다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때가 

나의 가장 좋은 시절이였던 것 같다

 

 

 

( 제주의 대숲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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