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려니오름에서,,, 산부추의 씨앗에서 새순이 .... )
그날 밤, 수치 언니와 나는 침대에 누워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지안, 죽음을 생각해본 적 있어? ”
나는 어둠속에서 그냥 웃기만 했다.
솔직하게 털어놓자면, 몇 번은 그런 생각을 품기도 했다.
그게 앞으로 겪어야 할 고통보다 간단한 일이라는 생각에서였고,
또한 내가 조금이나마 죽음을 당길 수 있다면 남편이 집까지 팔지
않아도 되니까 남은 가족들에게도 경제적으로 이익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게 나로선 조금 더 통쾌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엄마이기 때문이다.
비록 세상에서 가장 무력하고 해줄 것이라고는 미소 짓는 일뿐이지만,
또한 앞으로 얼마나 더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이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나는 ‘감자’에게 ‘엄마, 아빠’라는 말 외에는 가르쳐준 게 없었다.
아이가 이제는 스펀지처럼 세상의 모든 것들을 흡수하는 시기에 이르렀는데,
눈을 맞추며 관심과 사랑으로 소통하면서 세상을 가르쳐주어야 할 엄마는
죽음 문턱에서 헤매고 있으니,
하지만 언젠가 아이가 자라나 ‘엄마에게 무엇을 배웠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할 수 있는, 그런 의지를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아이가 평생에 걸쳐 되새기며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는 메시지.
그 메시지는 입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엄마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그러니 너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나는 비록 죽음과 가까운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마지막까지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이다.
설령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날 불쑥 죽음이 닥쳐온다 해도
그건 결코 내가 나약해서 포기한 것이 아니다.
“ 운명이 나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간다 해도
결코 빼앗지 못할 단 한 가지가 있다.
그건 바로 ‘선택의 권리’ 일 것이다.“
- 위지안의 “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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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지안..
1979년생,,, 30살에 세계 10대 대학의 교수가 된 그녀
인생의 정점에서 막 피어나려고 할 때
말기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녀..
그녀가 암 투병 후 비로소 발견한 자신의 삶..
그리고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갓난아들을 시어머니에게 맡기면서까지
엄마로서의 삶도 포기하며 학문을 연구했던 인생의 마지막 시점에서
아들을 위해 ,,
병든 몸으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을 적은 내용입니다....
미소 지으며,,병마와 싸우는 모습
정말 어머니는 강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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