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송이 장미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 다시 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할때만 피는꽃 백만송이 피우라는
진실한 사랑할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수 있다네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헤어져간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 이었기에
수 많은 세월 흐른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주는
비처럼 홀연이 나타난 그런 사랑 나는 알았네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수 있다네
이제는 모두가 떠날지라도 그러나 사랑은 계속 될거야
저 별에서 나를 찾아온 그토록 기다리던 인연인데
그대와 나 함께 하면 더욱 더 많은 꽃을 피우고
하나가 되는 우리는 영원한 저별로 돌아가리라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때
수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수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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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중요한 행사가 있었죠. 서울교구장인 김근상 주교의
‘사제서품 30주년 및 주교서품 2주년 기념예배’가 열렸습니다. 행사 도중 사제와 교인이 함께 축가를 불렀습니다.
참석자들은 거룩한 성가나 성악을 부르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라이브로 성당에 울려 퍼진 노래는 ‘백만 송이 장미’였습니다.
러시아 원곡에 가수 심수봉씨가 우리말 가사를 붙인 노래죠.
궁금했습니다. 왜 엄숙한 예배에 트로트 노래를 불렀을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김근상 주교는 뜻밖의 말을 하더군요.
“그 노래를 자세히 음미해보지 않았군요”라며 ‘백만 송이 장미’의 첫 노래 소절을 읊었죠.
'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 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그 말끝에 한 마디 던지더군요. “이건 완전히 예수님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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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헷갈리죠. 그리고 혼동하죠. 사랑과 집착, 집착과 사랑을 말입니다. 혹자는 아예 ‘사랑=집착’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집착이 없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라고 말하죠. 그런 사랑은 움켜쥐는 걸 좋아하고, 놓치는 걸 두려워합니다.
그래서 늘 기쁨의 바퀴와 두려움의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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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을 줄 때 백만 송이 꽃이 피고, 왜 나를 못살게 구는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 하느님(하나님)의 아들이 될까요.
우리가 사람을 미워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말이죠. 예수께선 여기에도 답을 했습니다.
“아버지(하느님)께서는 악한 사람에게나 선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햇빛을 주시고, 옳은 사람에게나 옳지 못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비를 내려주신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마태복음 5장45~4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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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이제야 알겠네요. 왜 미워하는 마음 없이 사랑을 줄 때 꽃이 피는지 말이죠. 그게 하느님(하나님)의 마음이군요.
하느님은 악인이나 선인이나 똑같이 사랑하시 네요. 그래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거군요. 하느님의 마음을 닮으라고 말입니다. ..................
중앙일보(2010. 6. 24) 백성호 기자의 현문우답(賢問愚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