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김현승 -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까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드는 가을,
이 가을에
보석 하나씩
가슴에 품으시기를...
- 프라하 어느 공원의 떨어진 사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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