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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313

아이스크림 (오설록의 녹차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 마종기 젊고 싱싱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딱딱하게 언 것은 부드럽게 녹여 나이에 알맞게 부풀려 먹는다. 고체가 액체가 되어 몸에 스민다. 달고 맛있는 것은 이를 시리게 한다. 예쁘게 애교를 풍기는 아이스크림. 천천히 두 손으로 어루만져주면 모양 좋은 형.. 2010. 6. 24.
먼바다 푸른 섬 하나 ( 가파도가는 배에서.. 송악산과 삼방산, 그너머에 한라산 까지 ..)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한 기 팔 먼 바다 푸른 섬 하나 아름다운 것은 그대 두고 간 하늘이 거기 있기 때문이다 눈물과 한숨으로 고개 숙인 먼 바다 새털구름 배경을 이룬 섬 하나 뭐랄까 그대 마음 하나 옮겨 앉듯 거기 떠 있네 먼 바다 .. 2010. 6. 23.
저곳 저곳 박 형 준 공중(空中)이란 말 참 좋지요 중심이 비어서 새들이 꽉 찬 저곳 그대와 그 안에서 방을 들이고 아이를 낳고 냄새를 피웠으면 공중(空中)이라는 말 뼛속이 비어서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 새떼 2010. 6. 17.
미안하다 미안하다 이희중 꽃들아, 미안하다 붉고 노란색이 사람의 눈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고마워한 일 나뭇잎들, 풀잎들아 미안하다 푸른빛이 사람들을 위안하는 거라고 내 마음대로 놀라워한 일 꿀벌들아, 미안하다 애써 모은 꿀들이 사람들의 건강을 위한 거라고 내 마음대로 기특해 한 일 뱀 바퀴 .. 2010. 6. 16.
새였으면 좋겠어 새였으면 좋겠어 - 이태수 - 새였으면 좋겠어. 지금의 내가 아니라 전생의 내가 아니라, 길짐승이 아니라 옥빛 하늘 아득히 날개를 퍼덕이는, 마음 가는 데로 날아오르고 내리는 새였으면 좋겠어. 때가 되면 잎을 내밀고 꽃을 터뜨리지만, 제자리에만 서 있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 아니라, 걸을 수는 있.. 2010. 6. 8.
바람의 말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거야. 꽃잎 되어서 날.. 2010. 6. 4.
물빛 물 빛 1 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 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 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 2010.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