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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이야기301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막스 에어만(1872~1945) - 한 친구에 대해 생각한다 어느 날 나는 그와 함께 식당으로 갔다 식당은 만원이었다 주문한 음식이 늦어지자 그는 여종업원을 불러 호통을 쳤다 무시를 당한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서 있었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난 지금 친구.. 2018. 12. 19.
가을 ,,, 가을 - 김현승 -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까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 2018. 10. 14.
그 여름의 끝 ,,, 그 여름의 끝 - 이 성 복 -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 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 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 2018. 8. 26.
동행,,, 동행 - 이 수 동 - 꽃같은 그대 나무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 이내 10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았으면 고맙겠다. ..... 2018. 8. 5.
바다 60 ,,, 바다 60 - 양광모 - 술 한 병을 들고 바다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데 아무래도 혼자 마시기가 겨울 파도 같아 바다에게, 자네도 한 잔 바다, 말하였더니 벌컥 화를 내고 돌아앉기에 그를 달래느라 애를 먹은 날이 있다 도대체 바다 같은 마음은 어디로 간 걸까 독자 여러분, 당신도 한 잔 바.. 2018. 7. 3.
소곡(小曲) 소곡(小曲) -박남수(1918~1994) - 구름 흘러가면 뒤에 남는 것이 없어 좋다. 짓고 허물고, 결국은 푸른 하늘뿐이어서 좋다. 한 행의 시구 읽고 나면 부담이 없어서 좋다. 쓰고 지우고, 결국은 흰 여백뿐이어서 좋다. 평범한 사람 남기는 유산이 없어서 좋다. 벌고 쓰고, 결국은 돌아가 흙뿐이어.. 2018. 5. 9.
탑승거부 ,,, 탑승거부 -조재형 - 시어머니를 전도하는 며느리 교회에 나가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목소릴 높인다. 돌아가신 아버님도 그곳에 계실 거라고. 듣고 있던 시어머니 정색을 한다. 며늘아, 천국에 가면 늬 시애비 있다는디 그 양반 다시 만나는 천국이라면 내는 거기 안 갈란다. .................... 2018. 4. 26.
파랗게, 땅 전체를 ,,, 파랗게, 땅 전체를 ― 정현종(1939∼) -   1 파랗게, 땅 전체를 들어올리는 봄 풀잎, 하늘 무너지지 않게 떠받치고 있는 기둥 봄 풀잎   2 그림 속의 여자도 개구리도 꿈틀거리는 봄바람 속 내 노래의 물소리는 저 풀잎들 가까이 흘러가야지 ................................................................... 2018. 3. 28.
석양 ,,, 석 양 - 프리모 레비 - 그 어떤 것도 억지로 꿈꾸지 않았고 그 어떤 것에도 애써 매달리지 않았네. 거센 폭풍의 바다를 헤치고 나와 항구의 선술집 난로 옆에 앉아 홀로 조용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그런 사람은 참으로 행복하여라. 축제 뒤의 사그라져가는 불씨처럼 저물어가는 강가의 .. 2018. 3. 19.